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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기부를 하게 되면서 느끼게 된 것들

by 그냥 쓰는 사람 2023. 10. 2.

오늘의 글은 기부를 하기 전과 기부를 한 후의 마음가짐에 대한 내용이다.

 

- 기부 전 -

유튜브를 보다가 후원을 요청하는 광고가 뜰 때가 있다. 안타까운 사연들을 보여주며 기부, 후원을 해달라는 광고이다. 이런 광고를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진다. 도와달라는 그들의 요청에 답하고 싶고, 하루하루 허둥지둥 살고 있는 나 자신은 여유가 없다며 외면했으나 폐지를 오랫동안 모은 할머니가 학교에 기부를 하시거나 형편이 좋지 않지만 기부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여유가 없다는 건 핑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덕적인 기준과 하루의 마무리로 술 한잔을 하는 여유 중 여태 한 잔을 기우는 것에 치중되어 살아왔다. 내가 한 달 만원만 아껴도 세상 어디에 선가는 하루 한 끼라도, 받아야 하는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욱 마음이 무거워진다.  

 

가슴 아픈 사연들을 볼 때마다 눈물만 흘린다고 그들을 도울 수 없다는 사실을 안다. 그 사실을 알며 현재 시점 3군데 기부를 진행하고 있다. 기부를 하기 전에는 내가 하는 기부금이 단체의 목적에 맞게 제대로 사용되는지가 의심스러웠다. 도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진실되게 도움이 되겠냐, 돈 있는 사람들의 지갑을 또 채워주는 건 아닌지에 대해 의심을 많이 한다. 

 

 

- 기부 후 -

기부를 한다고 해서 큰 금액을 하지 않고, 적은 금액이지만 장기적으로 기부를 할 수 있는 금액으로 하고 있다. 월 1만 원. 처음의 시작은 환경단체 그린피스였다. 3년 전부터 제로웨이스트의 유행이 돌기 시작하면서 나 또한 관심을 갖고 지켜봐 왔다. 팬데믹이 오며 환경문제가 더욱 극심해졌고, 제로웨이스트가 이젠 유행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세상이 되었다. 환경에 관심이 생기면서부터 환경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이것저것 찾다가 그린피스를 알게 되었고, 그렇게 기부가 시작되었다.

두 번째 기부 단체는 동물보호단체 카라였다. 미친놈들이 길고양이들을 죽이는 일들이 발생하면서 카라의 활동을 보며 알았다. 아무 죄도 없는 동물을 재미 삼아 죽이는 미친놈들을 보면서 피가 거꾸로 솟았다. 

처음 기부를 시작해보니 두 번째 기부를 하는 건 쉬워졌고, 그렇게 세 번째 세이브 더 칠드런의 기부가 시작되었다. 

기부 전에 의심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그런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자주는 아니지만 기부 단체 홈페이지에 찾아가 활동과 기부금 사용 내역에 대해서 살펴보기도 한다. 분명 나같이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을 테니.

 

기부를 하게 되면 마음의 짐을 조금은 덜어낸다고 생각했다. 항상 마음만 아파하고 지나쳤던 부분에 대해서 이제는 적은 금액이지만 뭐라도 하긴 하니까 죄책감이 조금 덜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이젠 외면하지 않고 마음 아파하며 해결하기 위해 내가 뭘 더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관심을 갖게 되었다. 도울 수 있지만 돕지 않는 죄책감은 덜었으나 아직까지 많이 부족하다. 내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청소년들의 생리대 후원, 전 세계 동물을 위한 후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어린이들의 후원, 혹서, 혹한기에 적절한 난방, 냉방시설이 갖추어져있지 않은 곳에서 살고 있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후원... 세상에 도울 사람들이 많고 앞으로 같이 세상을 살아갈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오늘도 유튜브에 뜨는 광고를 보며 가슴이 아파졌다. 월 3만 원 기부금이 너무 부족해 보이고 부끄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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